"그렇게 새벽에 일어나면 잠은 언제 자세요?"
새벽에 달린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사실 저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잠을 줄여 가며 운동하는 건 건강에 좋지 않지 않을까?'
그런데 달리기를 시작한 뒤 제 생각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요즘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달리는 시간은 제게 잠자는 시간의 일부입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정말 그렇습니다.
달린 시간만큼 그날 밤 더 깊이 잠들기 때문입니다.

잠을 오래 자는 것보다 깊이 자는 것
잠은 시간도 중요하지만 질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뒤척이며 잔 여덟 시간보다,
깊게 푹 잔 여섯 시간이 더 개운한 날도 있습니다.
저는 달리기를 시작한 뒤
'골아떨어진다'는 표현이 무엇인지 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적당히 몸을 움직인 날은
침대에 눕는 순간 몸이 먼저 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제게 달리기는
운동이라기보다 숙면을 위한 준비입니다.
인생을 바꾸는 첫 번째 질문
《내면소통》의 저자 김주환 교수님은
유학 시절 한 교수님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소개합니다.
"잠은 잘 자나요?"
처음에는 의아했다고 합니다.
공부 이야기도, 연구 이야기도 아닌
잠부터 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곧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공부도, 몸도, 감정도, 삶도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좋은 하루는 좋은 잠에서 시작됩니다.
가장 단순했던 처방
현대인은 몸보다 머리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앉아 있는 시간은 길어지고,
움직이는 시간은 점점 줄어듭니다.
그러다 보니 밤이 되어도
몸은 피곤하지 않은데 머리만 피곤한 날이 많습니다.
어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의 처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차를 타지 말고 많이 걸으세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세요.
하루 종일 걸으세요"
약보다 먼저 몸을 움직이라는 처방이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활동한 것만큼만 잠이 온다"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물론 불면증은 원인이 매우 다양합니다.
우울, 불안, 스트레스, 신체 질환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으므로,
오랫동안 잠 문제로 힘들다면
전문적인 진료와 상담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만 활동량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몸을 움직이는 일이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 효과를 몸으로 경험했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뒤,
불면으로 힘들었던 날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새벽 네 시, 세상이 조용해지는 시간
물론 지금도 회사 일이나 가족 걱정,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날이 있습니다.
새벽 세 시에 눈을 뜨기도 합니다.
예전 같으면
'큰일 났다.오늘도 못 자겠네.'
하며 침대에서 뒤척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30분 이상 잠이 오지 않으면 침대에서 나옵니다
책을 읽습니다.
글을 씁니다.
아니면 그냥 달립니다.
새벽 네 시
아직 사람들이 잠든 시간.
강변에는 고요함만 흐릅니다.
그 시간은 마치 세상이 잠시 제 것이 된 것 같습니다.
달리고 나면 생각이 정리되고, 몸도 가벼워집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이면 신기할 만큼 일찍 잠이 듭니다.
깊이, 아주 깊이 말입니다.
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불면의 가장 큰 적은
잠이 오지 않는 것 자체보다
'잠을 두려워하게 되는 마음'입니다.
'오늘도 못 자면 어떡하지?'
이 걱정이 또 다른 잠을 쫓아내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잠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혹시 오늘 잠을 조금 설친다 해도 괜찮습니다.
내일 또 걸으면 되고, 또 달리면 되기 때문입니다.
몸은 결국 자연스럽게 균형을 찾아갑니다.
달리기는 잠을 억지로 재우는 방법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잠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자연스러운 준비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천천히 달립니다.
기록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내일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해.
더 깊이 쉬기 위해.
더 편안하게 잠들기 위해.
저에게 달리기는 곧 숙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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