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십니까?"
오늘은 7월 7일입니다.
비록 올해 칠석은 8월 19일이지만,
'7월 7일'이라는 숫자를 보니
문득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칠석은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건너
1년에 한 번 만나는 날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연한 만남도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
언젠가는 필연의 인연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처음에는 스쳐 지나간 인연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삶의 일부가 되고,
결국 나를 바꾸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달리기가 제게 그랬습니다.
우연처럼 찾아온 달리기
13년 전,
별생각 없이 러닝화를 신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 한 번의 우연한 달리기가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조금씩 거리를 늘려 달리면서,
살도 빠지게 되었고,
목디스크도 조금씩 좋아졌고,
생애 첫 풀코스 마라톤도 완주했습니다.
이제는 서브4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달리기는
제게 80여 편이 넘는 글을 쓰게 했고,
많은 분들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달리기가 마일리지와 속도만을 목표로 하는 운동이 아니듯,
블로그 역시 조회수와 방문자 수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글을 올린 지 두 달 남짓 지난 지금,
누적 조회수는 2,000회를 넘었고,
누적 방문자도 500명을 넘어섰습니다.
부족한 제 글을 읽어 주시고,
소중한 인연이 되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달리기가 만나게 해 준 가장 소중한 사람
하지만 달리기가 제게 선물해 준
가장 소중한 만남은
바로 저 자신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조금만 힘들어도 금세 포기하고 싶은 나.
그래도 저 앞 모퉁이까지만 더 달려 보자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나.
끝까지 버텨 보자며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나.
그 나약한 나도,
그 강한 나도,
모두 나였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가장 만나기 어려운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인지도 모릅니다.
나를 바라보는 일은
부끄럽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며,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나는 나를 속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를 마주하는 시간, 달리기
하지만 달리기는
조금씩 저를 나 자신에게 데려다주었습니다.
최소 일주일에 세 번.
혼자 달리는 시간이 쌓이다 보니,
결국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바로 나 자신이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괜찮아"
"잘했다"
그렇게 나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저는 나 자신과 친해졌습니다.
나를 미워도 하고,
나를 용서도 하고,
나를 칭찬도 하고,
나를 사랑도 하게 되었습니다.
달리기는 기록을 위한 운동이기도 하지만,
제게는 나를 이해하고,
나를 받아들이고,
나를 사랑하는 연습이기도 했습니다.
"달리기는 나를 사랑하는 훈련입니다"

가장 오래 함께한 내 몸에게 고맙습니다
지난 13년 동안
약 5,000km를 묵묵히 버텨 준 제 몸이
참 대견합니다.
비가 오는 날도,
추운 겨울도,
무더운 여름도
묵묵히 저와 함께 달려 주었습니다.
"몸아. 나를 만나 줘서 고마워"
"지금까지 함께 달려 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오래오래, 우리 사이좋게 친하게 지내자"
우연은 선택이고, 필연은 반복입니다
돌아보면 우연은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13년이라는 시간은
그 우연을 필연의 인연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달리기는 사람을 만나게 합니다.
좋은 러닝 친구를 만나게 하고,
자연을 만나게 하고,
세상을 만나게 합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만남은
바로 나 자신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믿습니다.
우연은 한 번의 선택이지만,
필연은 수천 번의 반복이 만든 선물입니다.
그리고 달리기는,
그 선물을 제게 안겨 준 가장 고마운 인연입니다.
이번 칠석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날이 아니라,
가장 소중한 사람인
'여러분 자신'을 만나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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