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달리기를 시작한 뒤에야,
이 말이 왜 명언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생애 첫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지도
벌써 8주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도 무사히 훈련을 마쳤습니다.
- 수요일 회복주 8km
- 금요일 Zone2 러닝 10km
- 일요일 LSD 롱런 18km

총 36km
이번 글은 저와 함께 달려준
고마운 친구들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그동안 저는 정작 가장 고마운 친구들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전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Friends in Running 1)
함께 달려준 러닝 친구
당초 제 계획은 17km였습니다.
지난주 16km를 달렸으니, 이번 주는 17km.
서브4 도전까지는 아직 4개월 이상 남아 있습니다.
조급하게 거리를 늘릴 이유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함께 달리는 친구가 말했습니다.
"이번 주는 난 18km!"
저도 그냥 18km를 달렸습니다.
혼자였다면 아마 17km에서 멈췄을 것입니다.
하지만 함께 달리니, 1km가 자연스럽게 늘었습니다.
러닝 크루는 기록보다 먼저 사람을 선물해 주는 것 같습니다.
"성수야, 고맙다"
Friends in Running 2)
단 한 번도 쉬지 않은 심장 친구
오늘 18km를 달리는 동안
저는 날씨가 더워 몇 번이나 힘들다고 투덜거렸습니다.
심장은 단 한 번도 쉬지 않았습니다.
53년 동안.
하루도.
단 1분도.
밤에도 잠들지 않았습니다.
저를 살리기 위해 오늘도 콩콩.
그리고 내일도 콩콩.
언제나 제 곁에서 달리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 인생에서 가장 오래 함께 달려준 러닝 친구는 심장이었습니다.
"심장아, 고맙다"
Friends in Running 3)
더 깊게 숨 쉬게 해 준 폐 친구
예전에는 숨 쉬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인 줄만 알았습니다.
달리기를 공부하면서 복식호흡을 배웠고,
횡격막이라는 소중한 친구도 알게 되었습니다.
폐는 오늘도 묵묵히 더 많은 산소를 받아들이고,
온몸의 근육들에게 보내 주었습니다.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힘들다고 말할 때도,
폐는 묵묵히 제 편이 되어 주었습니다.
"폐야, 고맙다"
Friends in Running 4)
보이지 않는 발전소 친구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미토콘드리아입니다.
처음에는 이름조차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공부할수록 참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천천히 달릴 때마다,
몸속에서는 작은 발전소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주인님, 오늘도 전기를 조금 더 생산하겠습니다."
오늘 흘린 땀은,
미토콘드리아에게는 발전소 증설 공사였습니다.
제가 달린 것이 아니라,
몸속 에너지 발전소들이 함께 성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미토콘드리아야, 고맙다"
나를 위해 언제나 열심히 뛰어준 고마운 내 친구들
이번 달 저는 126.6km를 달렸습니다.

그래프가 참 예쁩니다.
하지만 진짜 아름다운 것은 그래프가 아닙니다.
함께 달려준 러닝 크루 친구.
53년 동안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뛰어준 심장.
횡격막과 함께 더 깊은 숨을 선물해 준 폐.
조용히 에너지를 만들어 준 미토콘드리아.
그리고 훈련이 끝난 뒤에도 묵묵히 회복하며 내일을 준비해 주는 제 몸.
서브4는 결코 혼자 만드는 기록이 아니었습니다.
보이는 친구와,
보이지 않는 친구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기록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록보다 먼저,
늘 제 곁에서 함께 달려준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친구들아, 정말 고맙다"
여러분의 몸속에도,
오늘도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여러분을 위해 달리고 있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지금의 여러분을 있게 한 소중한 친구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친구들아, 정말 사랑한다"
달리기는 더 빨리 달리는 법만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늘 곁에 있었지만 너무 당연해서 잊고 살았던,
가장 소중한 친구들에게 감사하는 법도 함께 가르쳐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