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입니다"
지난 4월 생애 첫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이래, 어느덧 9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브4를 목표로 다시 훈련을 시작한 지도 벌써 두 달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쓰며 공부한 내용을 하나씩 실제 훈련에 적용해 보았습니다.
기록을 빨리 올리는 방법보다,
오래 그리고 부상 없이 달릴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기록보다 원칙을 지키는 훈련
지난 9주 동안 제 나름의 원칙은 단순했습니다.
한 주에 최소 세 번 달리기.
회복주로 몸을 깨우고,
가끔 인터벌과 템포런으로 심폐 능력을 자극하고,
마지막은 언제나 롱런으로 마무리합니다.
또 하나의 원칙도 있습니다.
주중에 달린 거리의 합은 주말 롱런 거리보다 많게 하기
그리고 롱런은 욕심내지 않고
매주 1km씩만 천천히 늘려 갑니다.

이번 주 총 훈련 거리는 40.8km였습니다
주중에는 7km와 11.5km를 달렸고,
조금 부족한 것 같아 토요일에는
몸의 감각만 살리는 3km 조깅을 더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19km 롱런으로 한 주를 마무리했습니다.
몸을 아끼는 것이 진짜 훈련입니다
출발 전에는 선크림을 바릅니다.
조금 불편한 오른쪽 발목은 테이핑으로 보호합니다.
눈을 보호하기 위해 고글도 착용합니다.
훈련은 시작부터 끝까지 무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1km 워밍업으로 몸을 깨우고,
약 80%는 편안한 이지런,
20% 정도만 조금 속도를 올려 봅니다.
마지막 2km는 다시 천천히 달리며
심박수를 자연스럽게 낮춥니다.
호흡은 2-2와 1-1 리듬을 번갈아 시도하며,
횡경막이 움직이는 깊은 숨쉬기,
복식 호흡 연습도 했습니다.
보폭은 과하게 넓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케이던스의 리듬을 유지하며
불필요한 충격을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조금씩이지만,
몸이 가장 편안한 달리기를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7월의 러닝은 조금 달랐습니다
오늘 달리는 내내
한 가지 걱정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늦은 장마가 끝나면,
곧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됩니다.
오늘도 새벽 5시에 출발했습니다
게다가 흐린 날씨였습니다.
'오늘은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 후반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기온이 조금씩 오르자
체력이 빠르게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무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겁이 났습니다.
힘든 건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롱런을 마친 뒤,
함께 달린 러닝 크루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습니다.

공원의 돌 위에 그대로 누워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넘 좋아요, 근데 오늘은 정말 힘들었어요"
사진 한 장이 모든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며
날씨와 앞으로의 훈련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달리기도 여름휴가를 주자"
더위와 싸우면 몸이 먼저 집니다
예전 같으면
'더울수록 더 강하게 버텨야 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달리기를 공부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여름에는 의지가 부족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몸이 원래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마라톤은 약 10~15℃ 정도가 가장 기록을 내기 좋은 온도입니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질수록 체온은 쉽게 올라가고,
우리 몸은 달리기보다 체온을 낮추는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마치 자동차가 언덕을 오를 때 에어콘을 강하게 틀어 놓으면,
엔진의 출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우리 몸도 '몸속 냉방기'를 가동하는 데
에너지를 먼저 쓰는 것입니다.
같은 페이스로 달려도 심박수는 더 높아지고,
탈수로 혈액량이 줄어들면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산소도 감소합니다.
피로가 빨리 찾아오고,
자세도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착지 충격은 커지고,
무릎과 발목, 아킬레스건, 엉덩이까지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더위가 근육을 직접 다치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피로를 앞당겨 부상의 위험을 높인다고 합니다.
특히 저처럼 기록보다 완주 시간이 긴 초보 러너는
더위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
그 영향도 더 크게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여름에는 봄과 같은 페이스를 고집하는 것이
오히려 무리일 수 있습니다.
느린 거북이도 휴가를 갑니다
저는 올해 11월 서브4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직 약 다섯 달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프 거리 정도까지는 꾸준히 달려 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무더위가 절정 기간에는
훈련 거리를 조금씩 줄일 계획입니다.
생애 첫 풀코스를 완주한 뒤
10주 동안 성실히 훈련해 준 제 몸에게
작은 포상 휴가를 주려는 것입니다.
여름은 기록을 만드는 계절이 아니라,
몸을 만드는 계절이니까요.
물러 설 줄 아는 러너가 오래 달립니다
달리기는 건강해지기 위해 하는 운동입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시작한 취미입니다.
극기훈련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여름,
더위와 싸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조금 느리게 달리고,
조금 덜 달리고,
조금 더 쉬어가려 합니다.
그렇게 아껴 둔 체력이 선선한 가을바람을 만나
다시 힘차게 달릴 수 있도록 말입니다.
자연을 이기는 러너가 아니라,
자연 존중하며 자신의 몸을 아낄 줄 아는 러너가
가장 오래 달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