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면 그냥 달리기지"
예전의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뛰는 사람은 뛰고,
안 뛰는 사람은 안 뛰는 것.
그게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생애 첫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고
서브4를 목표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달리기에도 훈련 '과목'이 있었습니다.
마치 학생이
국어, 영어, 수학 등 수업 '과목'을 공부하듯,
러너도
Easy Run, Interval, LSD
를 따로 훈련해야 할 과목이 있었습니다.
용어 암기 시간 아닙니다
처음에는 저도 웃었습니다.
"뭔 달리기에 용어가 이렇게 많아?"
그런데 알고 보니
이름에도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Easy Run, 이지런(회복주)
Recovery Run이라고도 부릅니다.
쉽고 편하게 달리는 훈련입니다.
몸을 회복시키면서
기초 체력을 쌓는 시간입니다.
Interval, 인터벌(반복주)
인터벌은 간격이라는 뜻입니다.
500m를 빠르게 달리고
500m를 천천히 달리고
다시 500m를 빠르게 달리고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심폐능력과 속도를 키우는 훈련입니다.
지난주 처음 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힘들었고,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LSD(Long Slow Distance), 롱런
길게,
천천히,
멀리.
우리가 흔히 말하는 롱런입니다.
마라톤 후반에 무너지지 않는 지구력을 만드는 훈련입니다.
느린 거북이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입시도 아닌데
왜 이렇게 용어까지 공부해야 할까요?
풀코스 마라톤은 42.195km입니다.
저는 첫 풀코스를
4시간 17분 동안 달렸습니다.
생각보다 몸에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만큼 준비도 체계적으로 해야 합니다.
무작정 많이 뛰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잘못하면 기록 단축은커녕 부상만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왜 느리게 달려야 하는지,
왜 인터벌을 하는지,
왜 워밍업과 쿨링다운 해야 하는지,
하나씩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세 과목 모두를 이수했습니다

수요일에는 이지런 7km.
금요일에는 이지런 4km를 포함한 인터벌 8km.
그리고 오늘은 LSD 롱런 15km.
총 30km를 달렸습니다.
심폐 능력을 키우고,
속도를 배우고,
오래 달리는 근력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특히 오늘 롱런은
초반 7분대 페이스로 시작해
후반에는 5분 초반대까지 올라갔습니다.


몸도 무너지지 않았고,
심박도 안정적이었습니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기록보다 더 즐거운 것, 배움과 성장
사실 이번 주 가장 기뻤던 것은 기록이 아닙니다.
배움입니다.
53세에 새로운 운동을 배우고,
새로운 용어를 배우고,
새로운 몸의 변화를 배우고,
새로운 가능성을 배우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서브4라는 목표보다
이 과정 자체가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도 조금 더 빨라졌고,
조금 더 오래 달렸고,
무엇보다 조금 더 배웠고,
조금 더 성장했습니다."
배움의 기쁨과 성장의 희열.
달리기가 주는 매력에
이번 주도 푹 빠졌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 달리기 동창생이 되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달리기는 경쟁이 아니라 함께 배우는 평생학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