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횡격막을 어떻게 움직이라는 거지?
"횡격막을 사용하세요."
"복식호흡을 하세요."
서브4를 목표로 달리기를 공부하면서
복식호흡이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더 헷갈렸습니다.
'횡격막을 움직이라고?'
손은 움직일 수 있고,
발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횡격막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움직인다는 것일까요?

복식호흡은 횡격막을 조종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를 하면서 가장 먼저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는 횡격막을 손처럼 마음대로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횡격막은 가슴과 배 사이에 있는 아주 큰 호흡 근육입니다.
숨을 들이마시면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가고,
숨을 내쉬면 다시 위로 올라옵니다.
즉, 우리가 횡격막을 직접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깊게 숨을 쉬면
횡격막이 스스로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식호흡은
배를 억지로 내미는 기술도,
특별한 비법도 아니었습니다.
몸이 가장 자연스럽게 숨 쉬도록 도와주는 호흡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가슴호흡과 복식호흡을 함께 합니다
우리는 흔히
"나는 가슴호흡을 한다."
"나는 복식호흡을 한다."
라고 구분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람은
횡격막과 가슴 근육을 함께 사용합니다.
다만 운동 강도에 따라
어느 쪽의 비중이 커지는지가 달라질 뿐입니다.
예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면,
- 걷기 : 횡격막 중심
- 이지런 : 횡격막 비중이 더 큼
- 템포런 : 횡격막과 가슴호흡이 함께 증가
- 인터벌 : 가슴과 보조호흡근의 사용이 크게 증가
즉, 100% 복식호흡도, 100% 가슴호흡도,
실제로는 거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횡격막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입니다.
폐를 풍선이라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폐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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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제 폐는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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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호흡을 많이 하면
폐의 위쪽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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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횡격막을 충분히 사용하는 호흡은
폐 아래쪽까지 공기가 더 잘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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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폐를 사용하는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복식호흡이 효율적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산소를 많이 들이마시니까요."
라고 생각합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제가 공부하면서 알게 된 이유는 크게 네 가지였습니다.
첫째, 한 번에 더 많은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얕게 호흡하면
300mL
300mL
300mL
300mL
정도의 공기가 들어온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반면 깊게 호흡하면
700mL
700mL
700mL
정도가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호흡 횟수는 비슷해도
한 번에 폐로 들어가는 공기량은 훨씬 많아집니다.
둘째, 폐 아래쪽은 산소 교환 효율이 더 좋습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폐 아래쪽은 중력의 영향으로 혈류가 상대적으로 풍부합니다.
즉,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효율도 더 좋은 편입니다.
횡격막을 충분히 사용하면
이 공간까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어깨가 쉬게 됩니다
숨이 차기 시작하면
몸은 목,
승모근,
가슴,
갈비뼈 주변 근육까지 모두 동원합니다.
그래서
어깨가 귀 쪽으로 올라가고,
목이 뻣뻣해지고,
긴장이 심해집니다.
반면
횡격막은
원래 호흡을 담당하도록 설계된 가장 큰 호흡 근육입니다.
횡격막이 충분히 일을 하면 목과 어깨 근육은
불필요하게 힘을 덜 쓰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이 복식호흡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넷째, 몸 전체가 조금 더 편안해집니다
횡격막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면
호흡도 안정되고,
과도한 긴장도 줄어듭니다.
천천히 길게 숨을 쉬는 과정은
미주신경 활성과도 관련이 있어
심박수와 긴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라톤 선수들도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구간에서는
호흡을 억지로 빠르게 하기보다
리듬감 있게 유지하려고 합니다.
목과 어깨에 휴식을 주기 위해서 저는 천천히 달립니다
이지런과 롱런(LSD)는
단순히 심장을 단련하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몸이 가장 효율적인 호흡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복식호흡을 억지로 연습한 적은 없습니다.
그저 천천히 달리다 보니
몸이 가장 편안한 호흡을 스스로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목과 어깨의 긴장도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모든 어깨 통증이
복식호흡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목과 어깨에 힘을 주며 숨 쉬던 습관은
조금씩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천천히 달립니다.
몸이 가장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호흡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평생 제 곁에서 묵묵히 숨을 쉬게 해 주었지만,
한 번도 고맙다고 생각해 본 적 없었던 횡격막이
조금 더 편안하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목과 어깨에게도 잠시 쉬어갈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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