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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브4 훈련법 ... 이론편

K-Pop, K-Food처럼, K-던스도 잘 나가는 건가요? ...서브4 훈련법 이론편 #16 : 케이던스는 몸이 보내는 알림 신호입니다

by 느린 거북이 러너 김사장 2026. 7. 5.

", 보폭을 조금만 줄여 보세요"

 
한창 풀코스 마라톤을 준비하던 어느 날,
저보다 훨씬 잘 뛰는 후배 정원이가 조용히 건넨 말입니다.
 
그때는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보폭을 줄이면 더 느려지는 것 아닌가?'

 
오히려 크게 내딛어야
빨리 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서브4를 목표로
달리기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그 말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후배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보폭을 조금 줄이고, 조금 더 가볍게 리듬을 타며 달려 보세요.'
 
바로 '케이던스' 이야기였습니다.
 

K-Pop은 아는데, K-던스는 뭘까요?

 
요즘은 K-Pop, K-Food, K-Drama가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K-Pop이 잘 나가듯이, 잘 달리기 위해서는 중요한 K던스라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러닝을 시작하면
또 하나의 K를 자주 듣게 됩니다.
바로 케이던스(Cadence) 입니다.
물론 진짜 K는 아닙니다.
 
처음에는 저도 생소했습니다.
 
도대체 이 숫자가 왜 중요한 걸까요?
 
지난 편에서 소개했던 저희 집 가훈
"공부만이 살길이다"를 실천할 시간입니다.
 

케이던스는 1분 동안 양발이 땅을 디딘 총 횟수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왼발 85번, 오른발 85번을 디뎠다면
케이던스는 170spm(Steps Per Minute) 입니다.
 
러닝 시계를 차고 달려 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 보셨을 숫자입니다.
 

보폭이 크면, 부상의 위험이 높습니다

 
달리기의 속도는 아주 단순한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속도 = 보폭 × 케이던스
 
같은 속도로 달린다면
보폭이 길어질수록 케이던스는 낮아지고,
보폭이 짧아질수록 케이던스는 높아집니다.
 
그래서 후배가 "보폭을 조금 줄여 보세요"
라고 말했던 것은,
같은 속도라면 보폭을 조금 줄여
'발을 몸 가까이에 착지'시키라는 뜻이었습니다.
 
많은 러너들이
케이던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폭을 지나치게 크게 내딛으면
발이 몸보다 훨씬 앞쪽에 착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오버스트라이드(Overstride) 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브레이크를 거는 힘'이 커지고,
무릎, 발목, 엉덩이에 전달되는 충격도 커질 수 있습니다.
 

브레이크가 걸린다는 뜻은 뭘까요?

 
달릴 때 가장 이상적인 착지는
발이 몸의 무게중심 바로 아래 또는 약간 앞에 닿는 것입니다.
 
보폭이 너무 커져 발이 몸보다 한참 앞에 착지하면
몸은 앞으로 계속 움직이는데 발은 먼저 땅에 고정됩니다.
 
순간적으로 발이 몸을 붙잡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액셀을 밟으면서 동시에 브레이크도 살짝 밟는 것과 비슷합니다.
 
앞으로는 나아가지만,
그만큼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게 되고,
몸에도 더 큰 충격이 전달됩니다.
 
반대로 보폭을 조금 줄이고
발을 몸 가까이에 착지하면 충격은 줄어들고,
몸은 훨씬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코치들이 초보 러너에게는
무리하게 보폭을 늘리기보다
편안한 리듬을 찾으라고 조언합니다.
 

180이 정답일까요?

 
예전에는 "케이던스는 180이 정답이다"
라는 말이 많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단정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키도 다르고, 다리 길이도 다르고,
체중도 다르고, 달리는 속도도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170이 가장 편한 사람도 있고,
176이 자연스러운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180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내 몸이 가장 편안하게 움직이는 리듬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균 페이스 일반적인 케이던스
6:30/km (LSD) 160~170 spm
6:00/km (이지런) 165~175 spm
5:41/km (서브4 목표) 170~180 spm

 

꽃과 풀은 계절이 보내는 신호를 읽으며 살아갑니다. 우리도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케이던스는 목표가 아니라 신호입니다

 
이번에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은
케이던스는 목표가 아니라 신호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Zone2와 참 많이 닮았습니다.
우리는 심박수 자체를 목표로 달리는 것이 아닙니다.
심박수는 '지금 내 심폐계가 무리하지 않고 잘 운동하고 있는가?'
를 알려주는 하나의 숫자일 뿐입니다.
 
케이던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케이던스를 높이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케이던스는 '지금 내 다리와 관절이 무리하지 않고 잘 운동하고 있는가?'
를 알려주는 하나의 숫자일 뿐입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지금 내 움직임의 리듬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효율적인지를 보여주는 척도입니다.
 
심박수는 심폐계가 얼마나 부담을 받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숫자이고,
케이던스는 근골격계가 얼마나 자연스러운 리듬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숫자를 따라 달리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통해 몸의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천천히'입니다

 
서브4를 준비하면서
호흡도 공부하고,
심박수도 공부하고,
케이던스도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공부할수록
오히려 결론은 점점 '느린 거북이화'가 되고 있습니다.
모든 게 '천천히 달리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케이던스를 억지로 바꾸려고 애쓰기보다
먼저 천천히 달려 보십시오.
 
몸이 편안한 자세를 찾으면
호흡도 자연스러워지고,
케이던스도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맞는 리듬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억지로 숫자를 맞추려고 애쓰기보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듣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공사장은 위험을 신호로 알려줍니다. 우리 몸은 케이던스로 신호를 보냅니다.

 

오늘도 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믿으며 달립니다

 
생애 첫 풀코스를 완주하기 전까지
저는 케이던스라는 단어조차 몰랐습니다.
 
하지만 하나씩 공부하면서
달리기가 기록 경쟁이 아니라
몸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배우고 있습니다.
 
53세가 되어 배우는 공부는 남보다 빨라지기 위한 공부가 아닙니다.
 
더 오래 달리기 위한 공부입니다.
더 건강하게 달리기 위한 공부입니다.
더 오래 행복하기 위한 공부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심박수라는 숫자를 참고하며,
케이던스라는 숫자를 참고하며,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를 기울입니다.
 
무리하지 않고,
부상 없이,
느리지만 꾸준히,
그리고 멈추지 않고 달린다면
우리 몸은 반드시 그 노력에 응답합니다.
 
우리 몸은 적응의 달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몸을 믿고, 회복을 믿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RCE : Running Changes Everything 달리기는 세상 모든 것을 바꿉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