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를 하지?"
솔직히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치 달리기 싫은 날이 있듯,
글쓰기가 영 내키지 않는 날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뭔가가 하기 싫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느린 거북이 러너 김사장 블로그, 다섯 개의 섹션
제 러닝 블로그는 다섯 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체계적으로 달리는 방법을 공부하는 이론적 훈련법.
둘째, 달리기 실전 후의 반성과 성찰에 해당하는 러닝 데이터 분석.
셋째, 달리기의 도우미 역할을 하는 러닝 장비와 용품.
넷째, 달리지 않는 사람이나 초급 러너가 갖는 오해와 착각을 담은 초보 러닝 가이드.
마지막으로, 저같이 달리기에 대해 글을 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러닝 북입니다.
저는 서브4를 달성하는 그날까지,
가급적 매일 한 편의 달리기 글을 쓰기로 스스로와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다섯 개 섹션을 돌아가며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는 달리기 천재도 아닙니다.
달리기가 본업도 아닙니다.
하루 종일 달리기 생각만 하며 사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러니 달리기에 대한 글감이 매일 샘솟듯 떠오를 리 없습니다.
어떤 주제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아 글이 술술 써집니다.
반면 어떤 주제는 막상 키보드 앞에 앉아도 쉽게 풀어지지 않습니다.

의외의 꼴찌 주제, 러닝 장비와 용품
결과적으로 제가 가장 적게 쓴 분야 중 하나이자,
가장 부담스럽게 느끼는 주제가 바로 러닝 장비와 용품입니다.
오늘 기준으로 살펴보니 다른 시리즈는 어느덧 14편을 넘어가고 있는데,
러닝 장비와 용품은 아직 10편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다른 주제들은 아직 쓰지 못한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줄지어 기다리고 있지만,
러닝 장비와 용품은 이상하게 자꾸 다음으로 미루게 되고,
또 슬그머니 피해 가게 됩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혹시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달리기에 필요한 장비가 적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달리기 하나 하는데 왜 이렇게 많이 필요하죠?
기본적으로 30분 이상 달리는데 필요한 물품만 나열해 보죠
러닝화
러닝 양말
기능성 상하의
러닝 고글(선글라스)
이어폰
휴대폰
GPS 시계
러닝 벨트
모자(선캡)
선크림
물 또는 이온음료
티슈
신용카드(비상금)
그리고 위 물건들을 담을 가방도 필요합니다.

러너의 가방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들어 있습니다
거기에 계절과 상황에 따라 준비물이 계속 늘어납니다
장갑
손수건
두건(헤드밴드)
손목 아대
팔토시(쿨토시)
종아리 압박 토시
쿨링 타월
바람막이
우의(판초)
갈아입을 옷
슬리퍼
비닐봉투
물통
급수 조끼
바세린
립밤
반창고
스포츠 테이프
진통제
파스
에너지젤
바나나
양갱
젤리
등등.
여러분도 놀라셨을 것입니다.
"달리기 하나 하는데 뭐가 이렇게 많아?"
그런데 생각해 보면 당연합니다.
42.195km를 달리는 일입니다.
그것도 단 한 번이 아니라,
계절이 바뀌고,
날씨가 바뀌고,
비가 오고,
햇빛이 내리쬐고,
기온이 오르내리는 시간을 지나며,
최소 몇 달 이상 꾸준히 훈련해야 합니다.
그러니 필요한 물건들도 하나둘 늘어나는 것입니다.
붕어 없는 붕어빵을 굽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엉뚱한 결심을 했습니다.
러닝 장비와 용품 편인데,
정작 러닝 장비와 용품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말입니다.
왜냐고요?
그건 제 마음입니다.
달리고 싶은 만큼 달리면 되듯,
글도 쓰고 싶은 것을 쓰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면 1등이 됩니다
사실 저는 글을 쓸 때도,
일을 할 때도,
늘 한 가지 생각은 잊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가능하면 나만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따라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해 보는 것은 더 재미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길을 갈 때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갖게 됩니다.
어쩌면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순간,
그 분야에서는 이미 1등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장비보다 사람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는 장비 자체보다
사람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러닝화보다 그 신발을 신고 뛰어온 사람.
에너지젤보다 포기하고 싶던 순간을 버티는 사람.
GPS 시계보다 오늘도 시간을 만들어 달리는 사람.
그 사람들이 제게는 더 중요한 장비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러닝 장비 이야기를 하다가도
자꾸 사람 이야기로 흘러가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장비보다 저라는 사람을 이야기 하고 있네요"
완벽보다 완성, 오늘도 한 편을 피니시합니다
물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 등장한 수많은 물건들과의 인연은
앞으로 하나씩 천천히 풀어 드릴 예정입니다.
이어폰 이야기.
모자 이야기.
손목 아대 이야기.
종아리 압박 토시 이야기.
티슈 이야기까지도 말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글 한 편을 완성했습니다.

달리기 싫은 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신발끈을 묶고 달리러 나가면 됩니다.
어느새 달리기를 끝내고 대견한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글 쓰기 싫은 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키보드를 두드리고 뭐라도 쓰면 됩니다.
어느새 포스팅을 끝내고 대견한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달리기도 시작이 가장 어렵습니다.
글쓰기도 시작이 가장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많이 들어 보셨던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Just Do it!
그냥 시작하세요!
뭔가가 하기 싫은 날,
그 싫은 일을 그냥 시작해 보세요.
어느새 그것을 끝내고,
조금 더 대견해진 자신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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