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벌, 생각보다 재밌었습니다"
사실 인터벌 훈련을 하기 전에는 조금 긴장했습니다.
인터벌이라고 하면 왠지 선수들이 하는 훈련 같고,
숨이 턱까지 차오를 정도로 힘든 훈련이라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53세 아마추어 러너에게는
아직 이른 훈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 보니 의외였습니다.
힘들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해 왔던 Zone2 훈련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첫 인터벌 훈련 실전 : 500m x 4회 인터벌
이번 훈련은 총 8km였습니다.

처음 4km는 평소처럼 천천히 몸을 풀었습니다.
• 1km : 7분 28초
• 2km : 7분 07초
• 3km : 7분 06초
• 4km : 6분 20초
그리고 5km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벌을 시작했습니다.
500m는 조금 빠르게,
다음 500m는 다시 천천히.
그리고 또 500m는 빠르게,
다시 500m는 천천히.
이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 5km : 5분 24초
• 6km : 5분 21초
• 7km : 5분 34초
• 8km : 5분 50초
최고 페이스는 5분 04초까지 나왔습니다.
평균 심박수는 154bpm,
최대 심박수는 177bpm이었습니다.
심장이 열심히 일한 흔적, 파도 모양 심박 그래프
집에 와서 데이터를 보니 재미있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심박수 그래프가 마치 파도처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123bpm 부근에서 시작해
177bpm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고,
또 올라갑니다.
그래프만 보면 꽤 멋져 보입니다.

마치 심장이
"산소 더 보내!"
"조금 쉬자!"
"다시 보내!"
를 반복하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500m 빠르게 달리고,
500m 천천히 달린 흔적이
심박 그래프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인터벌 훈련, 마치 게임처럼 신났습니다
사실 이번 훈련에서 가장 놀란 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인터벌이 힘들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신났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저는 지금까지 해 온 Zone2 훈련이
더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심박수가 올라가지 않도록 속도를 누르고,
참고 또 참으며 달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Zone2 훈련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구력을 키우고,
심장을 단련하며,
마라톤의 기초 체력을 만들어 주는 핵심 훈련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가끔은 너무 평온해서 지루할 때도 있습니다.
반면 인터벌은 달랐습니다.
500m를 빠르게 달리고,
500m를 천천히 쉬고,
다시 500m를 빠르게 달리고,
또 500m를 천천히 달립니다.
계속 리듬이 바뀝니다.
마치 달리기 속에서 작은 게임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힘들긴 했지만,
지루할 틈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조금 신났습니다.
혹시 저만 그런 걸까요?
아니면 다른 러너들도 인터벌 훈련을 하면서 비슷한 즐거움을 느끼는 걸까요?
평소 느린 조깅을 많이 하는 러너라면,
오히려 인터벌 훈련이 더 신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느린 거북이의 첫 번째 속도 수업, 재미도 함께 주입합니다
그동안 제 달리기는 대부분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는가"
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이번 인터벌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가"
를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치 늘 경제속도로만 운전하다가
고속도로 추월 차선에 잠시 올라가 보는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평소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이었습니다.
아직 심장 출력이 얼마나 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 이런 훈련을 몇 달은 꾸준히 해야
그 변화가 숫자로 나타날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제 심장은 새로운 숙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 몸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조금씩 더 강해질지,
그리고 정말 서브4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
느린 거북이는 계속 데이터를 모아 보려 합니다.
이번 첫 인터벌 훈련의 가장 큰 수확은
심장이 강해진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달리기가 더 재미있어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