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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달리는 이유 ... 달리기 효과

끝내는 방법을 배우는 가장 쉬운 방법 ... 달리는 이유 10편) "달리기는 끝내는 습관을 만들어 줍니다"

by 느린 거북이 러너 김사장 2026. 6. 18.

"끝내는 것이 가장 힘들어요"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할 것 같습니다.

 

"끝내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하고잡이'입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좋아합니다.

 

사업도 벌이고,

공부도 시작하고,

책도 사고,

계획도 세웁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마무리.

끝내기.

그것이 참 어렵습니다.

 

시작의 천재, 마무리의 초보

 

저는 유학 시절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논문을 끝내지 못한 것입니다. .

 

국내에 돌아와 다시 박사과정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또 비슷했습니다.

 

휴학과 복학.

논문 쓰기와 중단하기.

쓰던 주제 접기와 새 주제 시작하기.

반복 또 반복.

 

33세에 박사 수료를 했는데,

어느새 53세가 되었습니다.

 

20년째 박사논문은 진행형입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느린 거북이 러너(Runner)가 아니라

느린 거북이 러너(Learner)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3년차 박사 과정

 

마지막 한 문제를 놓치는 이유

 

얼마 전 딸 겸이가 수학시험을 망쳤다고 했습니다.

문제를 몰라서가 아니었습니다.

마킹 실수 때문이라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조카 형건이도 공기업 시험에서 비슷한 이유로 탈락했습니다.

 

둘 다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더 풀어보려다가

마킹 시간을 놓친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실수가 아니라 실력일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어쩌면 욕심일 수도 있겠구나.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끝낼 수 있는 능력은 아직 부족한 상태.

 

우리는 종종 완벽을 추구하다가 완성을 놓칩니다.

 

자연은 완벽을 추구한 적이 없습니다

 

달리기는 반드시 끝납니다

 

달리기를 하면,

한 가지 신기한 사실을 확인할 있습니다.

 

달리기는 끝낼 수밖에 없습니다.

 

10km를 달리든,

20km를 달리든,

42.195km를 달리든,

결국 모든 러너는 피니시라인에 들어옵니다.

 

끝내지 말라고 해도 끝납니다.

지쳐서라도 끝납니다.

느려도 끝납니다.

걷더라도 끝납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닙니다.

끝냈다는 사실입니다.

 

잘 달린 훈련도 좋고,

못 달린 훈련도 좋습니다.

그냥 끝낸 훈련은 그 자체로 훌륭합니다.

 

달리기는 욕심을 경계합니다

 

달리기도 욕심을 내면 다칩니다.

워밍업 없이 갑자기 속도를 올리면 부상 위험이 커집니다.

반대로 쿨링다운 없이 끝내면 회복이 늦어집니다.

 

저는 요즘,

달리기 10분 전부터 천천히 워밍업을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가급적,

훈련 마지막 1km는 일부러 속도를 줄여 쿨링다운을 합니다.

 

그렇게 하니 신기하게도 달리기가 더 즐거워졌습니다.

 

몸도 편하고,

부상도 줄고,

다음 훈련이 기다려집니다.

 

좋은 시작과 좋은 끝.

달리기는 그것을 몸으로 가르쳐 주었습니다.

 

신발 끈을 묶고 나갔다면, 당신은 이미 완성한 것입니다

 

미루면 무리하게 됩니다

 

달리기를 하며 배운 또 하나의 교훈이 있습니다.

 

미루면 무리하게 됩니다.

조급해집니다.

그리고 즐거움이 사라집니다.

 

시험 마킹도 그렇고,

논문도 그렇고,

사업도 그렇습니다.

 

끝까지 미루면 결국 급해집니다.

급해지면 실수가 늘어납니다.

반대로 미리하면 여유가 생깁니다.

그 여유가 즐거움을 만듭니다.

 

달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중 훈련을 미리 채워 놓으면

주말 롱런이 부담이 아니라 기다려지는 시간이 됩니다.

설레는 시간이 됩니다.

 

달리기로 배운 논문 쓰기

 

최근 저는 드디어 박사논문 계획서를 마쳤습니다.

업계·학계·연구계 간담회도 끝냈습니다.

예비설문도 53부를 수거했습니다.

이제 예비조사 분석을 시작하려 합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달리기에서 배운 것을 논문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완벽한 논문을 쓰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더 쓰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좋은 논문보다 끝낸 논문"

 

마라톤도 완벽하게 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면 됩니다.

논문도 마찬가지입니다.

통과하면 됩니다.

 

"더 좋은 논문은 다음에 쓰면 됩니다"

 

힘을 빼고 미리 하니 즐겁습니다

 

오늘도 저는 달리기에 힘을 뺍니다.

오늘 한 번의 훈련에 모든 것을 걸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 훈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논문에도 힘을 뺍니다.

이번 논문의 목표는 걸작이 아닙니다.

완성입니다.

느리지만 꾸준히.

멈추지 않고 한 줄씩.

한 페이지씩.

한 장씩.

쓰다 보면 언젠가 논문의 피니시라인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달리기는 제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완벽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끝내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을.

 

그리고 또 하나.

 

미루면 무리하게 되지만,

미리하면 여유가 생긴다는 것을.

 

이번 주도 저는 미리 달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또 미리 써 볼 예정입니다.

 

느리지만 꾸준히.

오늘도 저는 달리고 또 씁니다.

 

RCE : Running Changes Everything  달리기는 모든 것을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