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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초보 러닝 가이드 ... 달리기 오해

달리면 살 빠지나요? 초보 러너의 오해 #6, "저는 더 많이 먹으려고 달립니다"

by 느린 거북이 러너 김사장 2026. 5. 12.

살 빼려고 뛰세요?”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제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입니다.
 
아닙니다.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더 많이 먹으려고 달립니다"
 
달리기는
삶의 즐거움을 없애는 운동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더 깊게 더 풍요롭게 느끼게 만드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린 후 마시는 맥주는 다릅니다

 
삶 속에는 맛있는 음식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과의 저녁 식사도 있고,
때로는 시원한 맥주 한 잔도 있습니다.
 
그런데 달리지 않고 마시는 맥주와
달린 후 마시는 맥주는 전혀 다릅니다.
 
그 차이는 단순히 칼로리 차이가 아닙니다.
 
달린 후의 맥주에는

  • 오늘 하루를 움직였다는 충만감
  • 땀 흘렸다는 만족감
  • 살아 있다는 감각
  • 함께 웃을 사람이 있다는 감사

같은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등산 후 막걸리가 맛있는 이유도 사실은 비슷합니다.
 
산을 안 가고 혼술하는 막걸리와,
한참 산을 오르고 내려와
다리가 풀린 상태에서
러닝 크루들과 함께 마시는 막걸리는
같은 술이어도 의미가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는 사실
칼로리만 먹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을 함께 먹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음식은 적이 아니라 연료입니다

 
최근 읽은 책 <천천히 달려라>에서
저자는 극단적인 다이어트 사고를 경계합니다.
 
탄수화물을 죄악처럼 여기고,
먹는 것을 실패처럼 생각하고,
운동을 벌처럼 받아들이는 순간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공감했습니다.
 
왜냐하면
풀코스를 준비하며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음식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 먹으면 살찔까 걱정했고
  • 먹으면서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오래 달리다 보니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일 달려야 하니 오늘은 컨디션 조절하자.”
달리고 나서 먹으면 훨씬 맛있겠다.”
내일 롱런 끝나면 정말 많이 먹어야지.”
 
달리기는 억지로 참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조절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얼마나 빠졌나’보다
‘내 몸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러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참지 않고 인생을 즐기게 만드는 달리기

 
세상은 자꾸 극단으로 가라고 말합니다.

  • 완전히 끊어라
  • 철저하게 참아라
  • 무조건 독하게 해라
  • 한 번 무너지면 실패다

하지만 현실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 일도 해야 하고
  • 사람도 만나야 하고
  • 스트레스도 받고
  • 때로는 치킨도 먹고
  • 맥주도 마십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절제가 아니라
바로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릴 땐 달리고,
먹을 땐 즐기고,
쉴 땐 쉬고,
다시 또 천천히 달리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느린 거북이 러닝입니다.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달리기

 
달리기는
살을 빼기 위한 벌이 아니라,
삶과 다시 친해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기록보다 즐기며 행복한 달리기를 희망합니다.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고,
다시 또 천천히 달릴 것입니다.
 
삶의 균형은 극단적인 절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충분히 즐기고,
또 그만큼 다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다이어트를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포함한 삶을 더 사랑하기 위해 달립니다.
 

PS) 후기 : 물론, 달리고 나면 살이 빠집니다.

 
지난 생애 첫 풀코스 마라톤 완주 후,
저는 약 3kg 정도 체중이 빠졌습니다.
 
풀코스 직후 체중계 숫자는
67kg대까지 내려갔습니다.
 
대회 후 3~4일이 지나자
체중은 다시 원래 수준인 70kg으로 돌아왔습니다.
 

풀코스 완주 후 3kg이 빠졌다 (2026.4.26)

 
 

느린 거북이 러너 김사장은
다이어트를 위한 달리기가 아니라,
달리기 위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삶 속에는
사람도 있고, 음식도 있고, 웃음도 있고,
다시 천천히 달려갈 내일도 있어서
무척 행복합니다.